1. 사업에서 사장이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일은 의사결정이다. 할까 말까를 결정해야 할 때도 있지만, 수많은 일 중에 무엇을 먼저 해야 할지를 결정해야 할 때도 많다.

2. 직원이 있다면 일을 시킬 때 이런 고민을 하게 되고, 직원이 없는 1인 기업이라도 그 고민이 사라지지 않는다. 할 일은 쌓여 있는데, 우선순위를 정하기 어렵다. 그럴 때 명확한 기준이 있다면 훨씬 수월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다.

3. 오너십의 기본은 시스템 마인드다. 일은 각각 흩어진 별개의 일이 아니라, ‘사업’이라는 하나의 시스템 안에서 연결되어 있다. 단지 일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시스템을 만들고 운영한다는 관점으로 바라보면 기준 세우기가 쉬워진다.

4. 시스템을 만들고 운영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설계도다. 설계도는 처음 만들 때뿐 아니라, 고칠 때도 반드시 필요하다. 집을 지을 때도 구조를 알아야 문제를 찾고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시스템도 구조를 알아야 개선이 가능하다.

5. 따라서 업무의 우선순위는 설계도를 기반으로 정하면 된다. 이때 기준은 두 가지다. 긴급성과 중요성이다. 대부분의 의사결정은 이 두 기준의 균형점에서 이루어진다.

6. 긴급성은 업무의 레벨을 기준으로 정할 수 있다. 대부분의 일은 운영 > 문제해결 > 개선 > 세팅의 네 가지 레벨로 나눌 수 있는데, 긴급성도 이 구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7. 가장 긴급한 일은 운영과 관련된 일이다. 운영이 멈추면 모든 것이 멈춘다. 상시 돌아가는 시스템이 멈추는 순간, 그 피해는 가장 크다.

8. 예를 들어 상품 판매라면 주문이 들어오는 즉시 발송해야 하고, 식당이라면 손님이 들어오면 바로 주문을 받고, 조리와 서빙이 이어져야 한다. 이렇게 ‘현장’에서 일어나는 운영 업무의 긴급성이 가장 높다.

9. 그다음은 문제가 생겼을 때 이를 해결하는 일이다. 다시는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일은 그 다음 순서다. 

10.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는 세팅 업무는 긴급성 면에서는 가장 뒤에 온다. 아직 고객이 관여되지 않았고, 하루 이틀 미뤄도 당장 항의가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11. 다음은 중요성이다. 중요성은 설계도 상의 ‘위치’로 판단할 수 있다. 우선 그 일이 설계도에 포함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없다면 중요성은 떨어진다. 설계도에 있고, 그중에서도 핵심 위치에 있는 일이 더 중요한 일이다. 

12. 사업의 세 가지 서브 시스템(생산, 고객, 수익) 중에서는 고객 시스템이 가장 중요하다. 그 다음이 생산 시스템, 마지막이 수익 시스템이다. 고객과 관련된 이슈가 가장 중요하고, 그 다음이 직원이나 내부 운영과 관련된 이슈가 된다.

13. 또한 상품이나 서비스 자체와 관련된 일은 관리 업무보다 중요성이 높다. 고객과 직접 연결되어 있고, 매출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앱이나 웹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들이 어드민 프로그램보다 사용자 화면을 먼저 챙기는 이유도 같다.

14. 마케팅 모델로 보면, ‘경험’이나 ‘단골’ 단계는 중요성이 높고, ‘신청’이나 ‘결정’ 단계는 상대적으로 낮다. 이미 돈을 낸 고객이 머무는 구간이기 때문이다. 

15. 중요성을 판단하는 또 다른 기준은 지표다. 사업 전략은 결국 지표 개선을 목표로 세워지므로, 지금 개선이 필요한 지표가 곧 중요한 지점이 된다.

16. 예를 들어 구매 전환률을 높이는 일과 단골 전환률을 높이는 일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한지는 전략에 따라 달라진다. 두 전환률이 모두 10%라면, 개선 여지가 큰 쪽이 더 중요하다. 구매 전환률 10%는 나쁘지 않은 수치지만, 단골 전환률 10%는 개선의 여지가 많다. 따라서 이 경우 단골 전환률을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한 목표가 된다.

17. 결국 업무의 우선순위는 세 가지 기준으로 정리할 수 있다.

    1) 업무 레벨을 기준으로 긴급성을 판단하고

    2) 설계도 상의 핵심 위치로 중요성을 판단하며

    3) 경영 지표와 전략으로 최종 우선 순위를 결정한다.

18. ‘무엇을 먼저 할까’ 고민이 될 때는, 업무 레벨, 설계도, 지표, 이 세 가지를 떠올려 보라. 그럼 조금 더 빠르고 명확하게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written by 작마클 이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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