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창업을 하고, 사업을 하다보면, 가끔가다 직장인이 부러워질 때가 있다. 또 때로는 단순작업만 하고 먹고 살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시키는 일만 해도 괜찮았던 시절이 그리워지기도 한다.

2. 오너는 항상 내가 리딩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내가 시스템을 돌리는 핵심 엔진이 되어야 한다. 내가 멈추면 시스템이 멈춘다. 아무리 시스템화가 잘 되어 있고, 체계가 잘 잡혀서 자동으로 돌아가는 구조가 되어 있더라도, 오너가 멈추면 시스템은 곧 멈추게 된다.

3. 그래서 사업가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 꾸준함이다. 지속적으로 시스템이 돌아가도록 챙기는 것이 오너십의 가장 중요한 일이기 때문이다.

4. 그렇지만 오너도 때로는 일하기 싫을 때가 있다. 하긴 해야 하는데 정말 하기 싫을 때,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을 하는 분들이 종종 있다. 

5. 그럴 때 필자가 취하는 방법은 딱 두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는 잘게 쪼개는 것이고, 둘째는 미루는 거다.

6. 어떤 일이 하기 싫은 이유는 부담 때문인 경우가 많다. 그 일 자체가 싫어도, 가벼운 일이면 그냥 해치우면 된다. 그런데 그냥 해치우기에는 덩어리가 크거나, 그 일이 가진 성격이 무거워서 그냥 해치울 수는 없는 경우다.

7. 예를 들어 새로운 강의나 중요한 발표를 해야 하는데 준비하기가 싫을 수 있다. 그 강의나 발표가 가진 무게가 나를 누르고, 그 일을 하려면 적어도 일주일 정도는 작업을 해야 하니 손을 대기가 싫다.

8. 그럴 때는 그 일을 잘게 쪼개는 작업을 먼저 한다. 그 일의 순서를 생각해보면, 제일 먼저 강의 순서를 정하고, 자료 조사를 하고, 초안을 작성하고, 디자인 작업을 하고, 마지막 마무리를 하게 된다.

9. 이걸 모두 쪼개서 각각의 프로젝트로 보는 거다. 강의 아젠다 정하기: 1시간, 자료 조사: 5시간, 초안 작성: 2시간, 디자인 정리: 3시간, 마무리: 1시간, 이런 식으로 분리한다.

10. 이 중에서 자료 조사 5시간이 너무 부담되면, 그것도 다시 분리한다. 자료조사 방법 구상: 1시간, 자료 검색: 2시간, 검색 결과 정리: 2시간, 이런 식으로 나눈다.

11. 나눈 각각의 모듈을 스케줄표의 빈 시간에 주욱 정리해서 집어 넣는다. 그리고 하나의 모듈이 한시간을 넘지 않도록 더 잘게 쪼개 버린다. 그리고 나면, 각각의 일들이 그리 부담스럽게 다가오지 않고 그냥 해치울 꺼리 정도로 보이게 된다.

12. 그래서 하나씩 해치우면 된다. 그 일을 할 때, 결과의 퀄리티에 대해서 고민하지 않고, 그냥 주어진 일만 하고, 다음 단계로 넘겨놓고 잊어버리는 거다.

13. 두 번째 방법은 미루기다. 이렇게 모듈로 나눠놓았다 해도, 계획된 시간에 그 일을 해치우기는 쉽지 않다. 이런저런 이유들이 생긴다. 그럴 때는 가볍게 미뤄버린다. 일단 다른 빈 시간으로 미루고, 급한 일을 처리한다. 이렇게 한두 번 미루다 보면 언젠가는 그 일을 해치울 수 있게 된다.

14. 그러다 자꾸 미루기만 하는 일이 있다면, 그 일이 아직 부담스러운 거다. 그럴 때는 다시 그 일을 더 쪼개버린다. 그러면 해치울 수 있게 된다.

15. 이런 식으로 일을 처리하게 되면 아무리 힘든 일도, 아무리 복잡하고 거창한 일도 언젠가는 해치울 수 있게 된다. 천리길도 한걸음부터, 우공이산의 방법을 사용하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

16. 오너는 무리할 필요가 없다. 나에게 일을 시키는 사람은 오직 나 뿐이다. 따라서 일하는 나와 일시키는 나를 분리해서 다루면 된다. 일하는 나를 너무 보채지 말고, 잘 달래면서 일을 하도록 만들면 된다.

17. 그러면 하기 싫은 일도, 일하기 싫을 때도 나를 움직일 수 있다.

(written by 작마클 이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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