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케팅에서 내 고객이 누구인지 결정하는 걸 '타게팅'이라고 한다. 창업 초기의 창업자에게는 타게팅을 하지 말라고 한다. 아직 내 상품이 명확하지도 않고, 팔리는지 안팔리는지 확인도 안되었는데, 머릿 속에서 미리 타겟을 한정하는 것을 막기 위함이다. 

2. 그냥 사람 많은데 들고 나가 누가 사는지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창업 단계를 지나면서 내 상품이 팔리는 걸 확인하고, 수익 나는 것도 확인이 되면, 이제 본격적으로 팔아야 하는 단계가 온다. 경영단계다. 이 단계는 이제 고객을 늘리고 회사를 키워야 하는 단계다. 이 시점에는 '타게팅'을 고려해도 괜찮다.

3. 내 상품의 밸류가 강하다, 약하다 라는 표현을 종종 듣는다. 내 상품의 밸류가 약해서 잘 안팔린다. 밸류가 약해서 매출이 안 오른다. 밸류를 좀더 강화해야겠다. 사업이 생각만큼 전개가 잘 안되면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4. 사업이 정체되고 뭐가 안풀리고 있으니 막연한 불안감이 밀려온다. 처음부터 다시 제대로 생각해보자, 본질로 돌아가서 다시 생각해 봐야 하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처음부터 다시 하는게 아니라, 지금 시점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찾으면 된다.

5. 밸류가 강하다는 건 크게 두가지 현상으로 볼 수 있다. 1) 밸류가 강하면, 많은 사람이 원할 것이다. 또는 돈을 많이 낼 것이다. 2) 밸류가 약하면, 적은 사람만 원할 것이다. 또는 돈을 적게 낼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

6. 가격은 고객의 주머니 사정이라고 했다. 아무리 필요한 상품이라도 해당 고객이 그 돈이 없으면 구매할 수 없다. 따라서, 돈을 많이 낸다는 것은 돈 많은 사람이 원한다는 뜻이고, 돈을 적게 낸다는 것은 돈 없는 사람이 원한다는 의미다.

7. 보통 우리가 원하는 것은 많은 사람이 원하고, 돈도 많이 내기를, 즉, 비싸게 팔 수 있기를 원한다. 하지만 돈 많은 사람은 숫자가 적다. 따라서 많은 사람이 원하길 바라는 것과 비싸게 팔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은 모순된 목표다. 

8. 타게팅을 한다면,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저렴하게 많은 사람에게 팔 것인지, 소수이지만 돈 많은 사람에게 팔 것인지 선택해야 한다. 두 개 다 얻으려고 하면, 갈팡질팡 헤매다 길을 잃게 된다.

9. 밸류가 강하다 약하다. 본질로 돌아가야겠다. 밸류를 강화해야겠다는 생각은 사실 본질에 대한 오해에서 오는 것이다.

10. 본질을 '제품력'에서 찾는 것은 제품이 마케팅의 본질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건 제품 중심의 마케팅인 1.0 시대의 생각이다. 100년전에는 상품만 잘 만들면 모든 것이 해결되던 시대였고, 비즈니스 모델이 생산시스템 중심이었다. 그때는 본질이 '제품력'이었다.

11. 하지만, 지금은 생산시스템 뿐 아니라 고객 시스템도 중요해졌고, 지금의 비즈니스 모델은 고객 시스템이 중심이다. 이젠 하나만 챙기면 되는게 아니라, 생산, 고객, 수익 시스템 모두를 함께 챙기는 시스템적 관점이 필요한 시대다.

12. 3.0시대, 사업의 본질은 제품이 아니라, 시스템이다. 지금 사업이 정체되는 이유는 밸류가 약해서가 아니라, 내 사업 시스템의 어떤 부분이 막혀있기 때문이다. 그 부분을 뚫어주면 흐름이 다시 살아난다. 한 군데만 고치면 되는데, 판을 엎고 다시 시작하는 우를 범하면 안된다.

13. 밸류를 강화해서, 더 강력하게 어필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서 해결하겠다는 생각은 생산시스템만 생각한 것이다. 고객시스템과 수익시스템까지 고려한 접근법은, 수익성을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소수의 고가시장인지, 다수의 저가시장인지를 판단하여, 고객시스템의 타겟팅을 결정하는 것이다. 

14. 비즈니스는 상품이 아니라 시스템이라는 것, 그것만 명심하면 좀 더 입체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written by 작마클 이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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