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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와 스타트업의 차이 (투자와 자립)

이상훈(이봉)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6-10-16 22:57 조회26,11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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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와 스타트업의 차이 [작마클칼럼]
(투자와 자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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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회사를 위한 마케팅강의를 하다보니,
어찌어찌 창업생태계로 들어와버렸다.

사회생활 시작한 후 두번째로 겪는 창업 붐이다.
첫번째는 IMF이후 불어닥친 창업붐 즉 닷컴버블 때의 벤처 붐이고,
두번째는 지금의 스타트업 붐이다.

1. 벤처와 스타트업, 관점의 차이

요즘 창업생태계를 바라보며 한가지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2000년대엔 다들 '벤처'라는 말을 사용했는데,
왜 요즘은 다들 '스타트업'이란 말을 사용할까?
같은 창업기업인데 왜 용어를 다르게 사용할까?

검색해보니, 벤처기업이란 말은 한국과 일본에서 주로 사용하는 용어란다.
거기에 해당하는 영어표현이 스타트업이었다고…

벤처와 스타트업의 원뜻은 비슷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맥락의 차이가 크다.
두번의 창업붐을 현장에서 겪으며 느낀 차이점은 바로 관점의 차이다.

2000년대 벤처붐은 주로 창업가 주도의 생태계였다면,
요즘 스타트업붐은 주로 투자자 주도의 생태계이다.

예전엔 벤처를 한다고 하면,
라면먹고 사무실에서 잠자면서 몇년을 고생한다는 개념이었다면,
요즘 스타트업은 피칭을 잘 해서 투자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들 얘기한다.
창업교육의 핵심은 사업계획서 작성과 피칭법이 되어 버렸고,
언론에서는 창업의 성공잣대로 투자유치성과를 보도한다.
창업지원기관의 지원사업 성공의 잣대도 자립이 아니라 투자유치이다.
창업의 목표가 투자유치가 되어 버린 듯 하다.

창업의 목표가 'EXIT'이라니…ㅋ
EXIT이란 '비상탈출'이다.
배를 만들었는데, 선장의 목표가 '비상탈출'이란다…허허..

벤처붐 시절, 기업의 성장곡선으로 주로 사용한 것이 '기술수용주기 곡선'이었다.
기술수용주기 곡선의 핵심은 고객의 분류이다.
사업을 시작할 때 어떤 고객 그룹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가?
혁신가, 얼리어답터, 전기다수 수용자 주류시장, 초기시장…
회사와 고객과의 관계를 기준으로 기업의 성장단계를 분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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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기업의 성장곡선으로 자주 보이는 것은 '스타트업 자본조달 순환도'이다.
엔젤투자, Death Valley, 시리즈A, 1라운드, 2라운드 투자…
회사와 투자자와의 관계를 기준으로 기업의 성장단계를 분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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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창업의 목표는 투자유치가 아니다.

뭔가 왜곡되어도 많이 왜곡되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창업을 하는 이유는
1차적으로는 자립이다.
창업외에 대안이 없는 요즘에는 더욱 그렇다.

그리고 2차적 이유는 사회와 관계를 맺는 수단이다.
예전에는 직장생활을 통해서 사회와 관계를 맺고,
사회에서의 내 역할을 수행했다면,
이제는 창업을 통해, 내 비즈니스를 통해
사회에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그렇다면,
창업을 한다는 건
일생의 업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봐야한다.
내가 평생해야 할 일의 기반을 만드는 것이
창업이다.

헌데 그 창업의 목표가
'탈출'이 된다는 건 너무 이상한 일이다.

EXIT을 하면 그 다음엔 또 어떻게 할 것인가?
다시 창업을 할 것 아닌가?
젊은 나이에 설사 운이 좋아 돈을 좀 챙겼다한들,
나머지 인생은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
결국은 다시 창업을 하든 취업을 하든 해야 할 것이다.


투자유치는 창업의 보조적인 도구이지,
창업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된다.

투자유치는 자립이 아니다.
투자유치란 다른말로 회사를 파는 것이다.
회사의 지분을 판다는 것은 내 회사를 쪼개서 판다는 것이다.
그런데 투자유치라는 말로 마치 내가 뭔가를 받는다는 식으로 표현을 한다.
투자유치가 아니라 회사지분매각이다.


회사를 파는 것이 창업의 목표가 되는 경우는 사실 단 하나다.
회사가 바로 상품인 경우이다.

사실 일부 투자자들은 이런 마인드로 스타트업을 바라보기도 있다.
투자를 시작하면,
그 비즈니스의 고객을 위한 사업 또는,
그 사업의 성공을 위한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투자자들에게 팔기 쉽게,
IPO 하기 좋도록
회사의 스펙을 만드는 일을 하기도 한다.

즉, 투자자들의 취향에 맞게 회사를 패키징하는 것이다.
이 경우의 실제 비즈니스모델은
투자자가 고객이고,
상품은 회사가 되는 셈이다.

이런 상황이 심각해지면 소위 말하는 '폭탄돌리기'가 되기도 한다.
비즈니스적으로는 큰 의미가 없는데,
투자시장에선 매력적인 상품인 경우이다.


창업자의 입장에서
투자와 자립의 관계는 심플하다.
자립이 우선이고,
투자는 꼭 필요할 때, 필요한 만큼만 받는 것이 정답이다.

초기 창업시기에 투자를 고려하는 것은
사실 바람직하지 않는다.

성공한 기업들의 창업스토리를 살펴보면,
누구도 창업시기에 투자를 고려하지 않는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시작한다.
그리고 그 일을 꾸준히 한다.
어떤 시기에 그 일이 잘 되고,
궤도에 오르면,
사업을 확장할 시기가 온다.
그때 확장에 필요한 자금을 투자 받는다.

이것이 투자의 정석이다.


3. 창업의 목표는 자립이다. 그리고...

창업의 목표는
1차적으로 자립이어야 하고,
2차적으로 일을 통한 사회에서의 역할수행이어야 할 것이다.

투자를 목표로 하는 지금의 관행과 분위기는 결국,
창업가를 망치는 길이며,

독립하기 위해 창업의 어려운 길을 택한 창업가를
다시 고용의 늪으로 끌어들이는 것이다.


자립을 하려면 창업자가 파워를 가져야 한다.
생존의 열쇠를 쥔 사람이 파워를 가진다.
창업자가 생존의 열쇠를 쥐기 전에
생존의 열쇠가 투자자에게 넘어가는 순간,
칼자루는 투자자가 쥐게 된다.
회사는 투자자의 것이 된다.

자립 가능한 사업기반을 만들기 전에
투자를 받게 되면
즉 생존자금을 투자에 의존하게 되는 순간,
지분은 의미가 없어진다.
1%이 지분이든
50%의 지분이든
지분과 관계없이
생존자금을 가진 사람이 파워를 가진다.

그 순간 1%의 지분을 가진 투자자라도,
회사의 전략적 방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게 된다.

따라서 투자를 받으려면,
자립한 후에 받아야 한다.
자립이 안된 상태에서 투자를 받는다면,
그건
그냥 다시 취업한 것과 같은 상황이 된다.

추가 투자금이 안들어오면 회사가 문을 닫을 것이고,
회사가 망하면
내가 가진 지분이란 아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고용의 3가지 형태 중 마지막 단계인 '하청업'과 같은 상황이 된다.
1) 정규직
2) 비정규직
3) 하청업체 or 투자의존형 회사

하청업체가 주요고객과의 계약이 파기되면
매출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그동안의 투자비용이 모두 날라가는 것처럼

창업자가 투자의존형 회사가 되고,
추가 투자가 끊기게 되면
사업은 멈추고,
그동안 투자한 창업자의 시간과 자금이 모두 날라가게 된다.

창업자는 항상
3번째 단계 고용형태에 해당하는
보이지 않는 유혹을 이길 수 있는
혜안과 의지 그리고 용기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느순간 자신도 모르게 그 늪에 빠져버리게 된다.


창업은
끊임없는 유혹과의 싸움이고,
버티는 과정이다.

그러한 모든 유혹으로 부터 버티는 힘은
바로 고객,
나의 고객으로 부터 나온다.
또 그런 고객을 꾸준히 창출하는 시스템으로 부터 나온다.

사업기반이란
바로 그런 고객창출시스템이다.

그 사업기반이 만들어지지 않는한
투자를 받아서는 안된다.

투자유치는
이미 만들어진 사업기반을
확산하는데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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