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납품업자인가 사업가인가, 고객정보 모르면 납품이다 > 작마클칼럼


나는 납품업자인가 사업가인가, 고객정보 모르면 납품이다

이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4-09-19 12:05 조회129회 댓글0건

본문

1. 취업 대신 창업을 선택하는 이유를 질문하면 대부분 두가지 답변을 한다. 첫번째는 돈을 많이 벌기 위해서이고, 두번째는 자유를 얻기 위해서다. 예전에는 첫번째가 많았지만, 점점 두번째 답변을 하는 사람이 많아진다. 

 

2. 자유라는 것은 하고싶은 것을 맘대로 하면서 살고 싶다는 거다.  자유에는 반드시, 독립이라는 요소가 필요해진다. 종속된 상태에서는 자유를 누릴 수가 없으니까. 

 

3. 한 나라의 독립이 중요한 이유도 바로 그 나라의 국민들이 자유롭게 살기 위해서이다. 자유와 독립은 반드시 함께 필요한 것이다. 독립없는 자유가 허상일 수 밖에 없는 이유다.

 

4. 창업에서도 마찬가지다. 경제적 독립을 하려는 것도, 자유롭게 살고 싶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업의 가장 핵심은 독립적으로 돌아가는 사업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5. 그런데, 창업 초기에는 일단 생존이 중요하므로, 매출에 집중하다보면, 사업의 근본 목적인 독립된 시스템 구축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여러가지 케이스가 있겠지만, 수수료 노출의 경우, 발생하는 문제를 살펴본다.

 

6. 수수료 노출이란, 고객 유입을 제공하는 플랫폼에 수수료를 제공하고 내 상품의 노출을 받는 경우다. 일반적으로 오픈 마켓에 입점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7. 수수료 노출은 유료노출이나 무료노출과 달리, 돈이나 시간을 내가 먼저 지불할 필요없이 입점만 하면 매출액의 일정 비율로 수수료만 내면 되므로 큰 리스크 없이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방법이다.

 

8. 또, 아이템을 잘 선택하여 해당 플랫폼내 틈새시장만 잘 찾는다면, 상당히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도 한다. 인터넷 커머스 초기에는 그런 사람이 꽤 많았다.

 

9. 하지만, 유료노출, 무료노출, 수수료노출 등 대형 플랫폼 사용자를 기반으로 하는 사업의 가장 큰 리스크는 매출이 대형 플랫폼에 종속된다는 거다. 사업이 잘 될 때는 좋지만, 해당 플랫폼이 정책을 바꾸는 순간, (다른 업자를 밀어주거나, 내 시장에 직접 진출하는 경우 등) 내 사업은 한 순간에 제로로 돌아가버리게 된다. 

 

10. 대부분의 플랫폼은 그런 가능성을 항상 가지고 있다. 이마트의 노브랜드가 대표적인 케이스이고, 카카오와 네이버가 이런 저런 사업에 진출하는 순간 해당 사업자는 시장이 사라져버리게 되는거다.

 

11. 따라서, 이 문제 해결의 유일한 방법은 플랫폼 유입 기반 매출의 퍼널모델에서 단골풀 기반 매출의 엔진모델로 전환하는 것이다.

 

12. 네이버나 쿠팡에서 사업이 좀 성장하고 나면 왠지모를 불안함을 느끼게 되고, 자사몰의 필요성을 깨닫게 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미 모든 매출이 플랫폼에 종속된 상황에서 자사몰을 위한 또 다른 노력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 늘 미루고 주저하게 된다.

 

13. 그런 상황에서 사업하다보면, 내 사업의 독립성이 점점 사라지고, 종속성이 강화되고 있다는 걸 눈치채기는 쉽지 않다. 처음에는 독자적인 사업을 호기롭게 시작했는데, 어느새 플랫폼에 종속된 납품업체로 변해있다는 걸 발견하고 화들짝 놀라는 경우도 종종 있다. 나는 사업이 잘 되어 엄청나게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심각한 부담을 짊어진 납품업체로 변해있는 경우다.

 

14. 쿠팡에 입점하여 셀러로 장사를 시작할 때는 분명 하나의 독립된 사업체였다. 장사가 잘 되고 매출이 올라가기 시작하면, 쿠팡에서 담당자가 배정되고, 이런저런 방법을 알려주며 다양한 프로모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수익성이 좋으므로 프로모션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매출이 훨씬 더 크므로, 계속 사업을 키워갈 수 있게 된다. 

 

15. 또, 일정 매출 이상이 되면, 로켓배송이나 로켓그로스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얻게되고, 그런 뱃지를 달게 되면 상위노출도 더 우선적으로 되므로, 매출은 더 많이 올라간다. 처음에는 여기저기 다양한 플랫폼을 이용하다가, 쿠팡 매출이 점점 커지므로, 다른데 보다는 이쪽 매출에 더 집중하게 된다.

 

16. 또, 로켓배송이나 로켓그로스는 배송과 풀필먼트까지 모두 책임을 져주므로, 나는 다른 건 신경쓸 필요없이, 제품만 잘 만들어 공급하면 된다. 생산만 하면 팔아주니 생산 역량을 늘리기 위해 창고도 늘리고 공장도 늘린다. 그러다보면, 쿠팡 매출 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어느 순간 매출의 50%를 넘고, 심한 경우는 80% 이상을 쿠팡에 의존하게 된다.

 

17. 이때 뭔가 불안함을 느껴 엔진모델로 전환하기 위해, 구매자에게 자사몰 초대장을 보내려고 해 보지만, 고객 정보가 없어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걸 알게 된다. 로켓그로스와 로켓배송은 구매자 정보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18. 나는 배송과 풀필먼트를 쿠팡에 외주 주었다고 생각했는데, 외주준 게 아니라, 납품을 하고 있었다는 걸 그제서야 깨닫게 된다. 만일 외주준 것이라면, 고객 정보는 당연히 내게 있어야 하는데, 그걸 챙기지 못하고 그냥 넘어가는 바람에, 내 고객이라 생각했던 그 고객들이 내 고객이 아니라 쿠팡의 고객이었던 거다.

 

19. 이 상황이 되면, 더 이상 돌이킬 수 없게 되고, 쿠팡의 요구조건에 끌려다닐 수 밖에 없는 하청업체로 전락한다. 창고, 공장, 인력 등, 이미 투자한 부분이 있으므로, 빠져나올 수도 없다.

 

20. 이러한 전략이 사실은 쿠팡만 사용하는 게 아니라, 아마존도 그런 전략을 사용하고 있고, 오프라인 시대에도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착취해왔던 전통적인 방법이었다.

 

21. 따라서, 내 사업을 하고자 한다면, 지금 내가 납품업자인지, 사업가인지 늘 체크하고 확인해야 한다. 내가 독립된 사업자인지, 종속된 하청업자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22. 고객시스템이 중요해진 3.0시대에, 독립성 확인의 기준은 고객정보를 누가 가지고 있는가로 결정된다. 내가 고객정보를 얻을 수 없다면, 납품업체로 전락하고 있는 것이고, 고객 정보를 가지고 있고, 고객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다면, 아직은 내가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23. 내 사업의 목적이 경제적 독립을 통한 자유로운 삶이라면, 내 시스템이 제대로 세팅되고 있는지 항상 확인해야 한다.

 

(written by 작마클 이상훈)

 

#내사업은내가통제한다

#작은마케팅 #창업가의습관 #작마클

추천 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183건 1 페이지
RSS
작마클칼럼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183 고객장부는 사람을, 거래장부는 관계를 관리한다 새글 이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1 5 0
182 사업 다각화는 하나만 바꾸는 것, 두 개 바꾸면 창업이다 이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4 15 0
181 단골풀은 커뮤니티보다는 접촉 공간이다 이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7 45 0
180 창업자모드와 경영자모드는 선택이 아니라 통합의 문제다 이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1 48 0
179 영업은 설득이고, 마케팅은 필터링이다 이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4 85 0
178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3가지 변수 : CPC, 전환율, 객단가 이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7 98 0
177 권한 위임이란 지시 주기를 늘려주는 것이다 이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0 109 0
176 뉴스레터도 단골풀이다 이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3 112 0
175 유료노출이 막히면 그 다음은 수수료 노출이다 이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26 128 0
열람중 나는 납품업자인가 사업가인가, 고객정보 모르면 납품이다 이상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09-19 13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