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케팅을 어떻게 해나갈지 고민하는 것을
마케팅 기획 혹은 마케팅 전략 수립이라고 말합니다.
마케팅 기획을 할 때
매번 창의적인 생각을 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항상 그렇게 하기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미리 어떤 생각의 틀을 만들어 놓고,
그 기반 위에서 기획이나 전략을 풀어가게 됩니다.
이러한 생각의 틀을 ‘모델’이라고 하고,
마케팅에서 사용하는 틀을
‘마케팅 모델’이라고 합니다.
2.
우리가 학교나 책을 통해서 배우는
마케팅 이론은
이러한 틀을 배우는 셈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한 번씩 들어본 적 있는
SWOT분석,
STP전략,
4P 등의 용어들도
사실은 특정 마케팅 모델 안에서 사용되는 용어들입니다.
오랫동안 사용되고 있는
주류 마케팅 모델을
저는 깔때기 즉, '퍼널(funnel) 모델'이라고 생각 합니다.
다양한 방법으로 불러 모은 고객을
깔때기처럼 단계적으로 처리해서 판매하는 방식입니다.
퍼널 모델의 기본 개념은
‘광고로 매출 올리기’입니다.
마케팅 개념이 생긴 이후부터
20세기까지는(마케팅 1.0, 2.0 시대)
이 기본 모델을 중심으로
다양한 변주를 하면서
마케팅 전략을 수립했습니다.
3.
21세기로 넘어오면서부터는(마케팅 3.0시대)
마케팅의 패러다임이 바뀌기 시작했고
퍼널 모델 대신 새로운 모델로 진화됩니다.
바로 ‘엔진(engine) 모델’입니다.
엔진 모델은 일종의 순환형 모델로
엔진처럼 빙글빙글 돈다고 해서
이름을 그렇게 붙였습니다.
엔진 모델의 기본 개념은
고객과의 관계를 중시하는
'상품으로 팬덤 만들기'입니다.
요즘 중요성이 점점 강조되는
팬덤 마케팅, 단골 마케팅,
커뮤니티 마케팅, 브랜드 마케팅 등이
바로 이 엔진 모델에 속합니다.
4.
퍼널 모델이 마케팅2.0시대까지 활용된 모델이었다면,
엔진 모델은 마케팅3.0시대 이후에 주로 활용되는 모델입니다.
전통적으로 사용되어온 퍼널 모델은
마케팅 1.0과 2.0까지의 전략은 수용할 수 있으나,
새로 대두된 3.0전략은 수용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최신 모델인 엔진 모델은
1.0, 2.0전략은 물론 3.0전략까지도 수용이 가능합니다.
즉, 퍼널 모델에서는 단골 개념을 설명하기 어렵지만,
엔진 모델에서는 퍼널도 단골도 모두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엔진 모델이 좀 더 진화된 모델입니다.
5.
“아직 단골이나 팬이 없다면
엔진 모델은 소용없는 것 아닌가?”
이렇게 질문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각자의 비즈니스 상황에 따라
사용 가능한 단계까지만 쓰면 됩니다.
엔진 모델에는
‘신청 → 경험 → 결정 → 단골’의 4단계가 있습니다.
이중 신청과 경험 상품까지만 활용하면
퍼널 모델과 유사하고
결정과 단골 단계까지 가면
엔진 모델 전체를 사용하는 것이 됩니다.
그럼 아직 단골까지 갈 준비도 안되었으니,
그냥 퍼널 모델을 쓰면 되지 않을까?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엔진 모델을 써서 마케팅 기획을 해야
비어있는 부분(결정과 단골 단계)이 보이게 됩니다.
그러면 내가 앞으로
어떤 부분을 발전시켜 나가야 할지
그 방향을 미리 생각 할 수 있습니다.
6.
퍼널 모델과 엔진 모델의 본질적인 차이는
일회성인가, 아니면
순환되는 것인가에 있습니다.
여기서 순환의 열쇠는
'단골 풀(pool)'의 유무입니다.
퍼널 모델은 단골 풀이 없으므로
한번 지나가면 끝입니다.
하지만,
엔진 모델은 단골 풀이 있으므로,
축적되고 순환되며 자가 발전이 가능합니다.
현재는 상품 특성과 기존 비즈니스 관성이 남아 있어
퍼널 모델에 해당하는
광고 중심의 ‘알게하기' 전략,
CS(Customer Service)중심의
‘믿게하기' 전략 밖에 쓰지 못한다 하더라도
단골 풀을 만드는 방법을 찾게 되면,
언제든지 팬덤 마케팅으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나는 지금 단골 풀이 있는가?
단골 풀을 만들고 있는가?
그것이 바로
3.0마케팅을 하고 있는지,
1.0, 2.0마케팅을 하고 있는지를 알 수 있는
체크 포인트입니다.
네이버 카페나 밴드, 단톡방이라도
빨리 만들어보라고 하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