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주경야독(晝耕夜讀)이란 말이 있습니다.
'낮에는 농사짓고, 밤에는 글을 읽는다.'
예전에는 아, 공부 열심히 하라는 얘기구나 하는 정도로 흘려들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다시 생각해보니,
이게 창업 방법론이더군요.
농사를 짓는 건 생업이고,
글을 읽는 건 오너가 되기 위한 투자입니다.
글을 읽어 과거에 급제하면 주인이 될 수 있으니,
예전엔 과거급제가 일종의 수익시스템 만들기였습니다.
2.
그런데, 중요한 것은 생업과 창업을 병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창업, 즉 시스템을 만드는 데에는 일정 시간이 필요한데,
그 시간 동안에는 시스템에서 수익이 나오지 않기 때문입니다.
비유하자면, 저수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저수지의 물을 내가 편히 사용하려면
저수지에서 우리집까지 연결하는 수로가 있어야 합니다.
수로가 완성되기 전까지는 매번 물지게를 져야합니다.
낮에는 물지게를 지고 물을 나르고,
밤에는 수로 공사를 하는 것,
이게 바로 주경야독이고 창업의 정석입니다.
3.
시간에서 자유롭기 위해 창업을 했지만
창업이 완성되기 전까지는 시간의 자유가 더 없습니다.
성공하면 주독야침(晝讀夜寢 : 낮에는 글을 읽고 밤에는 잠을 자고)를 할 수 있겠지만,
그전까지는 고생을 해야 합니다.
아시다시피, 이 기간이 바로 투자 기간입니다.
사람이 본래 가지고 태어나는 것은 시간밖에 없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시간을 투자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무자본 창업입니다.
4.
주경야독에 대한 변형으로
열심히 일하고 저축해서 창업 자금인 시드 머니를 모은 다음,
그 자금을 기반으로 창업에 전념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 시드 머니는 자본금입니다.
즉, 내가 번 돈으로 창업을 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를 선경후독(先耕後讀)이라 부릅니다.
미리 경작해서 먹을 거리를 잔뜩 만들어 놓고,
그 다음 글 읽기에 집중하는 방법입니다.
이 방법의 문제점은
모아 놓은 돈이 다 떨어질 때까지 시스템이 완성되지 않으면,
재취업을 하는 등 주경야독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때 다들 진이 빠집니다.
5.
그 다음 방법은
내 호주머니를 털어서 창업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라
십시일반 돈을 모아서 창업을 하는 방법입니다.
다시 말하면, 투자자들에게 돈을 받거나
각종 지원금을 받아서 창업을 하는 방법입니다.
주변 친지들의 도움을 받아 공부를 하고,
나중에 과거급제해서 신세를 갚는 모델입니다.
굳이 조어를 해 보자면
원조후독(援助後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방법 또한
투자 받은 돈이나 지원받은 돈이 떨어지기 전까지
시스템 완성이 안되면,
다시 돈을 구하러 다녀야 하거나
주경야독으로 다시 돌아가야 합니다.
또한 남의 돈으로 창업한 것이므로
성공한 후에는 신세를 갚아야 합니다.
6.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창업에는 다음의 세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1) 자기 시간 투자해서 창업하기 : 주경야독(晝耕夜讀)
2) 내 돈 모아서 창업하기 : 선경후독(先耕後讀)
3) 남의 돈 구해서 창업하기 : 원조후독 (援助後讀)
창업시 고려해야 할 가장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가
생존입니다.
그리고 생존을 위한 비용을 어떻게 조달하는가?
이게 핵심입니다.
나는 어떤 방법을 사용하고 있는지
또는 어떤 방법을 사용할 수 있는지,
창업 중이거나 창업을 생각한다면
한번 고민해 보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