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공급자와 수요자를 매칭시켜주는
매칭 서비스를 시작하는 창업자는 항상 꾸준히 등장합니다.
플랫폼 서비스라고들 많이 부르는데,
플랫폼이란 표현이 워낙 광범위한 용어라서,
저는 좀더 명확하게 규정하기 위해 ‘매칭 서비스’라고 표현합니다.
매칭 서비스가 비즈니스 모델로 한때 큰 유행을 탔고,
또 잘 되면 파급력도 큰 비즈니스이긴 하지만,
구현하기가 참 어렵습니다.
자칫 브로커, 거간꾼 모델이 될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입니다.
연결만 해주다보면, 나중엔 닭 쫒던 개 지붕 쳐다보는 신세가 될 수도 있습니다.
2.
비즈니스는 기본적으로 거래입니다.
내가 가진 것 중에 고객이 원하는 걸 주고, 돈이나 행동으로 받는 것입니다.
내가 제공하는 가치가 나의 핵심 역량과 연결되어 있어야 내 비즈니스가 됩니다.
매칭 서비스는
공급자의 상품을 수요자에게 제공하는 것입니다.
공급자에게는 수요자를 제공하고,
수요자에게는 공급자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말은 이렇게 쉽지만 시작이 어렵습니다.
수요자가 있어야 공급자를 모집할 수 있고,
공급자가 있어야 수요자를 모집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하는 무한 루프에 빠질 염려도 있습니다.
3.
시작하는 방법은 대략 3가지 정도입니다.
1) 자본을 투입해서 한 쪽을 먼저 모은 후 나머지 한쪽을 모집하는 방법
2) 내 상품이나 서비스로 한쪽을 먼저 모은 후 나머지 한쪽을 모집하는 방법
3) 작게 시작해서 한쪽씩 교대로 조금씩 늘려가는 방법
1)번은 플랫폼 사업에 진출하는 회사들이 초기에 자주 사용하던 방법입니다. 대신 자본력이 필요합니다.
2)번은 대부분의 성공한 플랫폼 기업들의 접근방법입니다. 아마존, 애플 등이 자신의 기존 제품으로 모은 고객 기반 위에서 공급자나 개발자를 모으고 점점 키워가는 방식입니다.
3)번은 O2O서비스 업체들이 많이 사용합니다. 작은 지역을 선택하여 공급자 몇군데를 확보한 후, 수요자를 모집합니다. 수요자가 확보되면 공급자를 다시 좀더 늘리고 또 수요자를 모집하고 하면서 지역을 조금씩 늘려나가는 방법입니다.
4.
위의 3가지 방법을 살펴보면, 처음부터 양쪽을 동시에 모집하는 형태는 없습니다.
한쪽씩 잘라서 공략합니다.
매칭서비스는 기본적으로 2개의 서로 다른 비즈니스를 연결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한 개의 비즈니스를 성공시킨 후,
다른 비즈니스로 확장하는 것이 정상적인 순서입니다.
양쪽을 동시에 모집하려고 하니,
어떻게 시작해야할 지 잘 모르겠다고 하는데,
한쪽씩 잘라서 공략한다고 생각하면 모델이 단순해집니다.
5.
저는 위의 세 가지 방법 중, 2번이나 3번 모델이 가장 바람직한 모델이라고 생각합니다.
공급자나 수요자를 대상으로 내가 가진 핵심 역량 중에 뭔가 제공할 상품이나 서비스가 있다면, 그 비즈니스를 먼저 시작합니다. 해당 비즈니스를 통해 고객이 어느정도 확보된 후에, 그 고객을 기반으로 다음 매칭 서비스를 시작하면 됩니다. (2번 모델)
공급자나 수요자 어느 곳에도 내가 가진 핵심 역량으로 제공할 상품이나 서비스를 찾을 수 없을 때는 어쩔 수 없이, 바로 매칭 서비스를 시작합니다. 이 경우에는, 둘 중에 한쪽을 고객이 아니라 파트너로 생각합니다. 미리 몇 개의 파트너를 확보한 후, 해당 파트너의 고객을 대신 찾아주는 식으로 시작하면 됩니다. (약간의 대행 서비스 개념입니다, 3번모델)
3번 모델의 경우는 작게 시작해서 교대로 조금씩 키워나가는 방식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6.
비즈니스란 거래이고,
거래란 상품이나 서비스를 주고 받는 것이란 기본적인 개념만 잊지 않는다면,
어떤 복잡한 비즈니스 모델도
나누어서 단순하게 시작할 수 있습니다.
크게 시작하려 하지말고,
작게 시작하는 것.
그것이 사업의 기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