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업을 하다보면, 내 상품이 제일이란 생각이 많이 듭니다. “이렇게 좋은 상품을 왜 안살까?” 그래서, 모집 공지에도, 홈페이지에도 왜 내 상품을 사야하고, 내 상품이 뭐가 좋고 어떤 특성이 있고, 어떻게 사용하는 것인지 등 잔뜩 내 상품 얘기만 늘어놓는 경우가 있습니다. 2. 하지만, 가치 주도형 마케팅 시대 (마케팅3.0)에는 상품보다는 고객의 행동이 더 중요합니다. 설사 상품을 구매했다 하더라도 사용하지 않으면 그 가치를 경험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고객의 행동 그 자체를 하나의 상품으로 인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고객의 행동이 상품이고 우리가 제공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그 행동을 잘 하도록 도와주는 장치, 아이템입니다. 고객의 행동을 상품이라고 인식하는 순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척 다양해집니다. 제품은 물론이고, 고객의 행동을 유도할 수 있는 서비스적인 요소(혹은 부가 상품)들 모두가 우리가 만들고 제공해야 하는 일이 됩니다. 즉, 고객의 행동을 고민하고, 고객의 행동을 상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행동을 하도록 해야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얻고, 만족할 것인가, 이것을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이 마케팅입니다. 3. 그래서, 상품을 고민하는 게 아니라, 고객의 행동을 상상해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마케터는 연출가이고, 사업가는 영화감독입니다. 고객이 내가 상상하는 연기를 할 수 있도록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무대와 현장을 꾸미고, 필요한 스텝을 준비시켜 멋진 연기를 할 수 있도록 연출하는 것이 사업가의 일입니다. 그래서 고객을 만나는 순간순간이 한편의 영화를 연출하는 순간입니다. 그 순간에 고객이 만족하고 감동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마케팅에서 ‘고객 여정(Customer Journey)’이란 개념이 있습니다. 우리 회사와의 첫만남부터 시작해서 상품을 경험하고 재구매를 하고 또 이런저런 콘텐츠 경험을 하고, 단골이 되어 매일 회사가 제공하는 다양한 가치를 상품이나 서비스를 통해서 경험하도록 하는 모든 과정, 이 과정을 마케팅에서 통제해야 합니다. 5. 하나의 대하 드라마처럼 고객과 회사와의 평생에 걸친 만남과 관계의 발전을 상상하고 시나리오로 작성합니다. 그러한 연출이 가능하도록 스텝의 프로세스를 정리하고, 정리된 프로세스를 바탕으로 생산 시스템을 구축합니다. 그래서 고객이 유입되는 순간 감독의 액션 사인이 떨어진 것처럼 회사의 모든 시스템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고객이 멋지고 감동적인 경험을 하게 합니다. 6. 이러한 과정을 통제하는 방법론 중 제가 주로 사용하는 것으로 SPA(Scenario, Process & Action) 모델이 있습니다. 단계별 고객 경험 시나리오를 먼저 정리하고, (Scenario) 그러한 시나리오대로 연기할 수 있도록 각 파트의 직원이 해야 할 일을 정리합니다. (Process) 그 프로세스대로 실행할 수 있는 팀을 배치하고 역할과 책임을 정하고 진행 상황을 관리합니다. (Action) 생산 시스템은 SPA 모델을 기반으로 구축할 수 있습니다. 영화로 따지면 감독의 자세한 연출 계획, 스토리보드에 해당합니다. 7. 단순히 제품 하나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관심이 고객의 행동으로 옮아가고, 그것이 고객의 라이프 사이클까지 생각한다면 정말 다양하고 입체적인 비즈니스를 할 수 있게 됩니다. 상품도, 생각도 아니고, 행동을 상상하는 것. 그것이 마케터가 해야 할 일이고, 사업가가해야할일입니다. |